설교 자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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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한 편의 설교 위해 산고 운영자 2019-03-092022-07-13 11:41
작성자 Level 10

한 편의 설교 위해 산고”

전병욱 삼일교회 목사

삼일교회 담임 전병욱(46) 목사는 기독교계의 대표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다. 낙타 무릎 파워로마서 등 쓰는 책마다 히트를 했다. 가장 최근의 자신감도 베스트셀러가 됐다. 그의 칼럼도 매번 독자들을 실망시키지 않는다. 그는 다독가다. 정보 흡인력이 강하다. 한달에 약 50권의 책을 읽는다. C.S 루이스와 A.W 토저는 전 목사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줬다. 루이스를 통해서 이성을, 토저에게서는 뜨거운 영성을 배웠다. 그의 글은 단문이다. 단문을 즐겨쓰는 토저의 영향을 받았다. 웬만해서는 접속사를 쓰지 않는다. 그는 설교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믿는다. 시인은 시로, 법관은 판결문으로 말하듯, 목회자는 설교로 말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삼일교회 성도들의 평균 연령은 20대 중반이다. 교회마다 젊은이들이 사라진다고 아우성대는 이 시대에 삼일교회에는 청년들이 구름같이 모인다. 왜 그럴까. 여러 요인들이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 가운데 하나는 전 목사가 젊은이들의 언어를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최근 신축한 서울 청파동 삼일교회 교육관에서 전 목사를 만났다.

-설교의 정의부터 해주실까요.

설교란 하나님의 뜻에 자기의 피와 살을 묻혀 동시대에 전하는 것입니다. 설교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전달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지만 그 뜻이 각 설교자의 기질과 성향, 배경에 따라 다르게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시대마다 전달되는 틀이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설교는 청중에 따라 다르게 전달됩니다. 같은 성경구절과 주제라도 청년과 노년을 대상으로 할 때는 각기 다르게 전달될 수밖에 없지요.

-목사님의 설교 스타일에 대해서 설명해 주시지요.

목회 초기에는 전통적인 3포인트 설교를 했습니다. 그러나 현대는 디지털 시대입니다. 0과 1의 조합으로 메시지를 만드는 시대이지요. 디지털 시대의 젊은이들은 이것이냐, 저것이냐에 대한 판단을 하려 합니다. 그들을 대상으로 하는 설교는 짧고 강력해야 합니다. 설교자의 논리도 디지털로 변해야 합니다. 젊은 성도들은 대지(大旨)가 여러 개일 경우에는 지루해 합니다. 하나 내지는 두 개의 대지를 갖고 설교를 전개해 나가야 합니다. 설교는 일단 청중들에게 들려야 합니다. 그들에게 들릴 수 있는 설교를 하기 위해서는 같은 내용도 예측을 못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그다음 말이 예측되는 설교는 커뮤니케이션에서 실패한 설교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설교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포인트는 무엇입니까.

물론 십자가입니다. 그런데 그 십자가를 단순하게 십자가라고 표현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합니다. 젊은이들과 초신자들에게는 의도를 감추고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성경의 인물 중 나단 선지자가 훌륭한 설교자라고 생각합니다. 다윗의 죄악을 지적하면서 그는 남 이야기하듯 저항감 없이 설명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목적은 충분히 이룹니다. 십자가가 가장 중요하지만 처음부터 십자가를 말하면 청중은 마음으로 저항합니다. 십자가에 대한 설명은 나중에 해야 하며 쉽게 풀어줘야 합니다. 설교자는 청중을 존중해야 합니다. 청중의 상태를 예의주시해야 합니다. 타이밍을 잘 맞춰야 합니다.

-목사님은 다독할 뿐 아니라 설교를 많이 하기로도 유명합니다. 일주일에 몇편의 설교를 합니까.

일주일에 최소한 12편의 설교를 합니다. 주일에는 8번 설교를 하기도 합니다. 새벽기도회에서도 모두 제가 설교합니다. 담임 목사가 새벽기도회 설교를 안하는 교회가 많습니다. 왜 안합니까. 담임 목사가 새벽 설교를 하면 새벽기도회가 부흥합니다. 저는 기질적으로 담즙 다혈질입니다. 많이 할수록 잘합니다. 저보고 설교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죽으라는 이야기와 같습니다. 많이 하다보면 설교가 쉬워집니다. 물론 설교 횟수를 줄이면 명설교를 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러나 신학생들은 설교를 많이 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12편의 설교를 준비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습니까.

한편의 설교가 완성되기 까지는 산고를 거칩니다. 사람들은 저보고 야성이 넘치는 목회자라고 말하는데 사실 저는 학자적인 인생을 삽니다. 새벽 2시40분에 일어나서 새벽예배를 드리고 정오까지는 성경과 책만 봅니다. 점심 먹을 때가 되면 할 일이 다 끝이 납니다. 저녁 9시30분 쯤 잠자리에 듭니다

-젊은이들에게 어필하는 설교를 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기울이십니까.

그 시대 언어감각을 알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저는 설교자들은 현대소설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소설을 읽으면 젊은이들의 언어를 알 수 있습니다. 소설은 그 시대의 언어감각이 제일 잘 표출된 분야입니다. 소설 가운데 재미있는 표현이 있으면 메모를 합니다. 저는 독서를 통해서 하나님이 메시지를 인도하시는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기도하다보면 하나님께서 책을 만나게 해 주십니다. 설교자들은 최선을 다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혼이 담긴 노력은 결코 배반하지 않습니다. 설교자들이 설교의 업그레이드를 위해서 피와 땀을 흘린다면 누구나 명설교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설교 표절 문제가 심각합니다.

저는 목회를 시작하고 35세까지는 흉내를 많이 냈습니다. 다른 어떤 것보다도 양떼를 잘 먹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남의 것을 똑같이 하면 문제지요. 그러나 남의 것들을 잘 소화해서 내가 더 좋은 해석을 할 수 있다면 어느 정도는 이해될 수 있습니다. 좋은 설교를 읽고 배우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러면서 발전하는 것입니다. 물론 설교 카피는 되도록 빨리 끝내야 합니다. 목회자로서 45세 정도가 되면 자기 설교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다른 목회자들의 설교 테이프도 자주 듣습니까.

하루에 한 편 정도는 반드시 다른 목회자의 설교를 들으려 하고 있습니다. 대형 교회나 유명 목회자들보다는 성도수 200명 이하의 소형 교회 목회자들의 설교를 주로 듣습니다. 그들의 설교는 대부분 성경적입니다. 그런데 솔직하게 말하면 교인들이 모이지 않게 설교합니다. 아주 성경적인데 잘 들리지 않습니다. 성경적인 내용을 들릴 수 있게 하는 노하우를 터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물론 저는 그런 설교를 들으면서 은혜받습니다.

-목사님은 최근 자전거 타기에 심취해 있다지요.

자전거는 타는 사람의 힘으로만 가야 합니다. 저는 자전거를 타면서도 설교를 준비합니다. 자전거 페달을 밟으면서 설교 본문을 묵상합니다. 자전거 타면서 깨달은 교훈이 있습니다. 힘들수록 페달은 밟아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페달을 밟아야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자전거 타고 언덕을 오를때는 무척 힘이 듭니다. 마찬가지로 설교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누구에게나 설교는 고통입니다. 그러나 힘들어도 노력이라는 페달을 밟는 것을 게을리하면 안됩니다. 기도 가운데 노력하다보면 누구나 한번의 설교로도 시대를 변화시킬 수 있는 명설교자가 될 수 있습니다.

이태형 기독교연구소장 thlee@kmib.co.kr